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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저희 인천 공장에 귀한 손님이 한 분 오셨습니다. 푸르메재단 백경학 상임이사님입니다. 오시는 길에 방울토마토 몇 상자를 들고 오셨습니다. 푸르메재단의 스마트팜에서 수확한 것이라고 합니다. 식감도 좋고 특별히 당도가 높은 네덜란드산 방울토마토라고 조곤조곤 말씀하십니다. 

왼쪽부터 백경학 상임이사, 라제건 상임대표, 박찬영 전무

발달장애자들이 정직원으로 농부가 되어 농사짓는 곳입니다. 올봄에 개관했다고 하십니다. 장애인들이 어떻게 정상인들과 같이 생활하며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저는 무릎을 쳤습니다.

푸르메재단의 설립자이자 지금까지 17년간 푸르메재단을 이끌어온 백 상임이사님께 물어보았습니다 . "부인께서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양쪽 다리를 대퇴부까지 모두 절단하는 비극을 겪지 않으셨어도 지금과 같은 삶을 살고 계셨을까요?"  동아일보와 한겨레신문 기자이던 그의 대답입니다. “아니요, 아마도 지금까지 기자 생활을 계속하고 있겠지요.”

백 상임이사님은 비영리단체를 꾸리려면 영업을 잘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일반 영리기업과 푸르메재단이 걸어가는 길은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제가 창업하여 경영해온 회사와는 같은 길이었습니다. 세상에서 원하는 것을 잘 살펴보고 그들에게 불편하고 필요한 것을 제공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백경학 상임이사님이 이야기하는  영업을 잘하는 것이라고 이해되었기 때문입니다. 

푸르메재단은 워낙 유명하고 특별하여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그런데 푸르메재단은 자원봉사단체일까요? 적어도 제가 이해하는 개념으로는 자원봉사단체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자원봉사를 주요 사업 목적으로 운영하는 단체는 아니지만, 자원봉사 정신이 바탕이 되지 않고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업입니다. 치과의사들의 자원봉사로 시작되었습니다. 수많은 자원봉사자가 함께 돕습니다. 어디 푸르메재단뿐이겠습니까? 우리가 살아가며 하는 대부분의 일이 자원봉사정신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 내 몫만 챙기겠다고 할 때 잘 돌아갈 리가 없습니다. 자원봉사정신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날이었습니다.  

동아알루미늄 수직정원

“공장이 공장 같지 않아요. 무슨 미술관 같아요. 푸르메 직원들을 데리고 공장 견학을 와야겠어요." 백 상임이사께서 공장을 떠나며 남긴 말입니다. 장애인들은 아니지만, 공장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공장 가족들에게 푸르름과 작품들을 제공하는 제 마음이나 장애인들을 돌보는 백 상임이사님의 마음이 크게 다르기야 하겠습니까. 

 

라제건 / 한국자원봉사협의회 상임대표, 동아알루미늄(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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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7-20 19:3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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