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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철의 와인사랑(11)-일본와인의 선구자 '가와가미 젠베에'(川上善兵衛, 1868-1944)
  • 기사등록 2024-03-22 18: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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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철와인스쿨 원장






명치유신(明治維新) 이후 일본의 엘리트 관료들은 유럽의 선진 문물 배우기와 함께 와인 문화도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다. 유럽인들이 저녁식사 때 우아하게 와인 마시는 것을 보고, “우리도 저런 문화가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 이때부터 와인을 만들려고 노력한 것이다. 


메이지 시대(1868-1912)에 유럽의 와인용 포도가 처음 일본에 들어왔지만, 일본의 습하고 거친 날씨에 적응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 사람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일본 고유의 와인이 나오게 된다. 이 사람이 바로 “일본 와인의 아버지”로 알려진 가와카미 젠베에이다.


그는 1868년 니가타(新潟)현에서 대지주의 장남으로 태어나, 1875년 아버지 사후 7살에 가문의 지주가 되어, 기무라요우사이(木村容斎) 밑에서 한학을 공부했다. 1882년에 상경하여 게이오기주쿠(慶應義塾, 현재 게이오대학교)에서 공부하고, 1890년 집안과 친분이 있는 가츠가이슈(勝海舟, 난학의 권위자)의 권고로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도쿄와 야마니시 등을 방문하여 와인 공부를 하고, 1891년 고향으로 내려가 9종의 유럽 포도묘목 127주를 심고 ‘이와노하라 포도원(岩の原葡萄園)’을 개설한다. 1893년 9월 1㎘정도의 와인을 만들었으나 산도가 너무 높아 실패했다. 2년뒤 9월에는 7㎘를 담그면서 밀폐용기를 사용하고 냉각방법을 독자적으로 연구하여 지하수와 이 지방의 눈으로 냉각시키는 등 독자적인 방법으로 와인양조에 성공한다.


 그러나 그가 재배하는 유럽 포도는 습도가 높고 혹독한 일본 기후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다가 그가 깨달은 것은 포도재배의 문제가 아니고, 일본의 풍토에 맞는 품종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는 일본 기후에 적합한 포도를 육종하기 위해 구미 품종과 교배를 시도하여 품종개량을 시도했다. 


1922년 멘델의 유전법칙을 이용하여 품종개량을 시작, 1927년 10,311회 교배 끝에 병충해와 다습에 강한 MBA(Muscat Bailey A)를 탄생시키고, 그 외 블랙 퀸(Black Queen), 베일리 알리칸트 에이(Bailey Alicante A), 레드 밀레니움(Res Millenium) 그리고 청포도인 로즈 시오타(Rose Ciota) 등 일본 풍토에 맞는 독자적인 품종을 개발하였다.


 MBA는 1927년 교배하여 1931년에 첫 수확하여 1940년에 와인에 적합하다고 결론을 내린 품종이다. 1941년에는 <교배에 의한 포도품종의 육성>으로 민간인 최초로 ‘일본농학상’을 수상한다. 온 재산과 노력을 일본 와인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그는 ‘일본 와인의 아버지’라고 불리고 있으며, 일본 와인업계에서 위대한 인물로 기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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