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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아주 익숙한데 무슨 뜻일까요? 

우리 몸 안에 깃든 생명이 얼입니다. 그것을 누구는 '영혼'이라 하겠죠?  또는 근원적인 신이라 하여 원신이라고도 합니다. 그게 우리 말로는 얼입니다.


얼이라는 한글은 아주 상징성이 풍부합니다. 'ㅇ' 은 '생명'이고, 'ㅓ' 는 '안으로' 라는 방향성을 뜻합니다. 'ㄹ' 은 형상 그대로 진동하며 흐르는 모양입니다. 즉 얼은 몸 안에 깃든 진동하는 생명이지요.


 



자, 이 얼, 우리 안에 숨 쉬며 진동하는 생명을 떠올리며 숨 한번 쉬어 줍니다. 천천히…..

이렇게 천천히 숨 쉬는 동안에 이 지식은 당신 안에 깊이 내장됩니다. 장기 기억의 방으로 접수되는 것이지요. 얼의 진동, 얼의 숨이 밖으로 확장되면 그것을 '얼라' 라고 합니다. 


'ㄹ 은 진동'이며 '숨 쉬는 것'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숨 자체가 음양이 있고 압축하면 진동이지요? 그리고 모음 ㅏ 는 밖으로 확장입니다. 그래서 얼라는 심신이 막 커가는 존재입니다. 맞죠? 거기서 비슷한 단어 하나를 발굴해 봅니다. 어린이-소파 방정환 선생께서 만든 단어라고 하는데 절묘합니다.


얼…그 자체인 이, 그것이 '얼인'이며 어린이입니다. 아직 세상의 때가 묻지 않았죠. 너무 순수해서 그 속의 감정이 얼굴에 다 드러납니다. 얼의 상태가 드러나는 자리를 얼의 골짜기라 하여 얼골이라 하죠. 지금의 얼굴입니다. 눈 코 귀 입 뺨 이마 등은 모두 얼의 상태를 드러내는 자리들입니다. 어른들은 화장으로 가리고 성형으로 위장하고 가식으로 변조하곤 하지만 아이들은 그대로 드러납니다. 


그래서 그대로 드러난 그 모습을 보고 이렇게 놀리곤 하죠? 얼나리 꼴나리~! 얼에 나타난 것이 꼴에 나타났네~! 라는 뜻이죠. 이 순수하던 얼라, 어린이가 부족한 건 무엇일까요?


얼을 몸에 담고서 서로 간에 조화를 이루는 법을 잘 모릅니다. 서로 조화를 이루는 법을 안다면? 그를 '얼 이룬'-즉 '어른'이라고 부릅니다. 은근히 쉬운 것은 아니죠? 어쩌다 어른-이라는 프로그램이 문득 떠오르네요. 맞습니다. 살다 보면 좌충우돌 하다가 어느 정도 조화를 이뤄 가며 사니 그도 어른은 어른입니다만 모자란 만큼 다투고 시끄럽게 살곤 합니다. 





얼의 원만한 성취를 이루신 분을 '어르신'이라 합니다. 한 마을에 그런 어르신들이 몇 분이라도 계시면 참 다행이었습니다. 인생의 중요사를 묻고 상담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혹시-얼 자체를 뜬금없게 생각하는 분도 있겠죠? 얼? 그런 건 눈에 보이지 않아! 그러니 없어. 라고 주장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내 안의 주인이 얼인데 얼이 없다? 얼이 없다구요? 그게 '얼 없쇼' 라는 표현입니다. 

'얼척 없네' 라는 식으로도 남아있고요. 보이지 않으면 없다! 이런 식의 사고방식을 '얼이 없다', '어이없다' 라고 하는 것입니다. 자기부정의 극치입니다. 


하긴 그러니 사람이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난다고 믿는 이들이 있죠. 그들은 이 뼈와 살의 뭉치가 자기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을 겁니다. 우리가 자기 얼을 무시하고 없이 여기는 것을 업신여긴다 합니다. 내 안의 신을 없이 여긴다 하여 업신이지요. 그리고 그 얼을 쓰지 못하고 몸뚱이 위주로 살다 보면 얼이 썩어버리는데 그게 어리석음입니다. 

                

외모지상주의나 물질만능주의는 전부 얼이 썩은 상태의 밭에 돋아난 기형의 독초들입니다. 얼을 다시 바로 세움을 '얼차려' 라고 합니다. 군인들이 그 의미를 알고 얼차려를 하고 받는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바른 생명관을 세우고 옳은 가치관을 세운다면 우리 안의 얼은 다시 빛나올 것입니다. 


그게 바로 조상의 빛난 얼을 오늘에 되살린다는 상태가 될 것입니다. 그런 얼과 얼이 지구 곳곳에 빛을 발하게 된다면 그때는 모든 시시한 국가의 벽, 인종의 벽 따위 치워버리고 진정으로 서로 간에 얼싸 안을 수 있겠지요?


 


https://youtu.be/UJUUXpxNR2c

덧붙이는 글

새로운유튜브 채널을 만들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user-fx7qj3pf1r 숨쉬는 인문학-그리고 이 얼이라는 주제로 첫 영상을 올렸습니다. 이는 온라인으로 퍼져나갈 저의 자원봉사입니다. 오시어 구독 좋아요 댓글 등으로 힘을 주시면 그것은 당신이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자원봉사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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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8-16 17: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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