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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선
뿌리인문학자

문자인문학 강사(타타오 뜨락)

서예유투버(타타오 캘리아트)




10월 3일 개천절은 휴일입니다. 이왕 국경일이어서 하루 쉰다면 쉬는 값을 지불해야 한다고 보기에 오늘 이런 사유의 오솔길을 걸어봅니다.


개천(開天)은 하늘이 처음 열렸다는 뜻. 이육사님의 시 광야의 첫 구절이 떠오르는군요.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그런데 하늘이 처음 열리다니, 이건 무슨 소리죠? 이건 개벽(開闢)이라고도 하며 개천(開天)이라고도 하는데요. 가장 근원적으로는 천지개벽(天地開闢)이라 하며 정확히는 천개지벽(天開地闢)의 줄임 말입니다. 개천의 근원은 단군이나 환웅, 또는 환인님이 이 땅에 강림하신 날로 보통 이야기합니다만 저는 그런 일도 닭 우는 소리 들리는 인간사회 이후의 이야기라고 봅니다. 





저는 조금 더 멀리 사유의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때요? 먼저 천은 무엇이며 지는 무엇일까요? 지(地)가 드러난 만상이라면 천(天)은 드러나지 않은 무상이요 실상이라고 하면 조금은 더 가까울 것입니다. 우리 감각 안에 있으면 땅이요 유상이며 우리 감각 밖에 있다면 하늘이며 무상(無相)이라 하겠지요. 그것은 층차의 차이이며 거침과 미세함의 구별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좀 더 미묘하고 아득한 의식의 열림을 떠올려 봅니다. 우리가 머무는 이 삼계라는 세계 밖의 광활한 우주가 있지 않겠어요? 삼계는 '천상-인간-지하'라는3대 세계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중 천상은 도솔천 도리천 등을 포함한 33천이라는 어마어마한 미묘세계로 알려져 왔지요. 


그런데 이제 우리가 상상 가능한 개천은 그 하늘 너머의 하늘입니다. 3계를 넘어선 하늘! 3계를 넘어설 때 끊임없이 돌고 돌았던 업력윤보의 반복으로부터 벗어나 참다운 복락에 이른다 하니 그것이 대자유이며 대해탈입니다.


우리가 거기에 이를 수 있을까요? 거기에 이를 수 있는 하늘 사다리가 정말 이 시대에 우리에게 내려 와 있을까요? 그 힌트를 찾아보기 위해 먼저 우리 민족의 고대 건국이념을 돌아봅니다. 홍익인간(弘益人間)-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자! 오…이것은 선량함이며 자비심입니다. 재세이화(在世理化)-법리로 세상을 다스리자!

  

성통공완(性通功完)-여기에 이르면 많은 이들은 이미 낯설어 할지 모릅니다. 내 안의 자성을 우주의 특성과 통하게 하여 공업을 완수함을 이릅니다. 음미해 볼까요? 안으로는 자기 심신을 수련하고 밖으로는 세상 사람을 널리 이익되게 함입니다.


마음을 닦으니 수(修)요, 몸을 단련하니 련(煉)이며, 덕(德)이 연화되니 공(功)이요, 그 공이 삼계를 넘어서니 마침내 대장부 할 일을 완수한 것이겠지요. 저는 이렇게 위대한 건국이념을 가진 나라를 거의 본 일이 없습니다. 돌아보면 그건 건국이념조차 넘어선 무엇이네요. 우리네 인간생명의 이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https://www.ganjingworld.com/video/1g6ob2aa9i81vw8pcs7XLFhFL14o1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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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10-04 17: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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