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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철와인스쿨 원장              

  • 한국와인협회 명예회장 

  • 제1회 대한민국 주류품평회

    심사회위원('07, 국세청)

  • 프랑스 생테밀리용 기사작위 

  • 저서, 와인 에피소드('18)외 다수

  • 강의, 삼성연수원/헌법재판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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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7년 와인수입이 자유화 된지 어언 30년이 지났다. 그동안 한국의 와인 소비는 </strong>

         꾸준히 증가해 왔고, 특히 지난 3년여 펜데믹 기간 동안에는 급중하는 추세를 보였다. 

         와인은 분명 서양에서 발달한 술이므로 와인에 대한 사전지식은 반드시 필요하다. 

         오늘부터 와인 이야기를 연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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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아는 영국인 사업가 한 사람과 식사를 한 적이 있다. 김치를 아주 좋아한다고 해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는데 자기가 원하는 맛이 아니라고 했다. 여러 궁리 끝에 가까운 직원 집에서 지난해 담근 김장 김치를 포기 째 가져왔다. 


그가 엄지 손가락을 세우며 많은 양을 먹는 것을 보고 내심 흐뭇하면서도 적잖이 놀랐었다. 김치 뿐 아니라 우리 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다른 나라의 풍습이나 문화에 대해 이렇게 잘 안다면 그 나라 사람들 역시 내심 존경의 눈으로 바라 볼 것이다. 


동양은 서양에 비해 나라끼리 교류가 활발하지 않아 풍습에 차이가 많지만 서양은 기독교 문화나 그리스· 로마 문화에 바탕을 둔 공통의 뿌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그들의 전통 문화권에 접근하기가 더 쉬울 수도 있다. 그래서 서양을 잘 이해하려면 성경과 그리스·로마 신화를 잘 알아두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사교적인 모임에서 성경이나 그리스·로마 신화를 이야기하라는 것은 아니다. 가장 실질적이고 재미있는 방법은 성경과 그리스·로마 문화에 뿌리를 둔 와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마시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는 말이다. 사교적인 모임에서 서양 술의 원조인 와인에 대해 잘 안다면 가장 좋은 매개체가 될 수 있다.


보통 와인에 대한 지식이라면 언뜻 와인 잔을 잡을 때는 어떻게 잡고, 따를 때는 어떻게 하는 식의 와인 매너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와인 매너는 와인 지식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때와 장소에 따라 그 기준이 바뀌기 때문에 기본적인 상식을 벗어나지 않고 상대에게 실례가 안되는 범위에서 융통성을 발휘하면 된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와인 한 병을 손에 들었을 때 이것이 어느 지방에서 만들어졌으며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가려낼 수 있는 분별력이며, 그 와인에 얽힌 배경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는 실력이 진정한 매너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김치가 지방별로 여러 종류가 있듯이 와인도 세계 여러 나라 각 지방에서 수천 가지가 생산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와인 중에서 한 병을 손에 들고 이것이 어떤 맛이며, 어떤 지역에서 만들어졌는지 알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공부가 필요하다. 또 공부를 하다 보면 세계 각국의 역사와 지리 ·문화도 익히게 된다.


프랑스에서 몇 년 간 근무한 현역 군인 중 한 분이 미국에 갔을 때 이야기이다. 구매자 입장에서 미국인을 상대하는 데도 미국인의 태도는 건방지기 짝이 없었다. 그래서 궁리 끝에 프랑스 식당으로 초대해 프랑스어로 와인과 음식을 주문하고, 가져 온 와인에 대해 설명해 주니 그때부터 태도가 확 달라지면서 상담이 쉽게 풀렸다고 한다.


유럽인들에게 와인은 생활의 일부를 차지할 만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어찌 됐건 와인은 서구 상류 사회의 고급 지식이며 품위 있는 사교모임에 꼭 등장하는 필수품이기 때문에 와인 지식은 국제사회에서 가장 좋은 사교 수단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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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6-13 18: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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