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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철와인스쿨 원장 






인을 다 배우고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와인에 대한  기본 지식을 익히고, 내가 좋아하는 맛인지 아닌지, 또 병을 보고 그것이 고급인지 아닌지 정도만 알면 충분하다. 과감하게 욕심을 버려야 한다. 세상의 모든 와인을 다 알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본 원리를 알고 중요한 와인 산지의 특성만 알면 그 다음에는 혼자서 하나씩 접근하면서 자세한 공부를 할 수 있다.

와인의 맛을 전부 구분해야 한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007 영화에서 제임스 본드가 어떤 와인의 맛을 보고 무슨 와인인지 알아 맞히니까 저 정도는 해야 와인 전문가라고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은 환상에 불과하다.


또 어떤 와인 감정가는 와인의 맛을 한 번 보고 어디의 무슨 와인, 몇 년도 산이라고 정확하게 알아 맞힌다지만 이것도 과장된 이야기다. 어떻게 그 많은 와인을 다 맛 볼 수 있을까. 하루에 10병 씩 맛본다 해도 그 해 생산되는 보르도 샤또 와인의 맛도 다 보지 못할 것이다. 거기다 생산 년도까지 알아 맞힌다는 것은 산술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마 그 이름도 다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와인 감정 전문가라고 해도 대개 자기 분야가 있다. 보통 한정된 지방에서 활동하며, 호텔의 소믈리에도 그 호텔에서 취급하는 와인 전부를 아는 정도다. 우리는 대략 중요한 지방의 특성을 알고 그 품종 고유의 맛, 숙성 정도를 구분만 하면 되는 것이다. 포도 품종에 따른 맛 차이는 몇 달만 연습하면 누구나 그 맛을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숙성이 오래된 것인지 아닌지도 금방 연습으로 알 수 있다.

둘째는 어떤 이론이나 법칙에 대해 왜 그런지 그 기본 원리를 알아야 한다. 화이트 와인은 차게 마신다는데 왜 그럴까? 레드와인은 육류와 잘 어울린다는데 왜 그럴까? 호기심이 없으면 지식이 쌓이지 않는다. 반드시 그 원리를 캐물어 알아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잘못된 와인상식이 상당히 많이 퍼져 있는게 사실이다.  누군가 어떤 이론을 이야기하면 그것을 무조건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왜 그런지 그 원리는 묻지 않고 누군가 이야기했으니 맞으려니 막연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와인을 배우려면 질문을 많이 해야 한다. 주저하지 말고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행동해야 한다. 아무리 맛이 좋다고 추천해도 나에게는 맞지 않는다고 과감히 이야기할 수도 있어야 한다.

셋째는 와인을 많이 마셔보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경제적인 형편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와인은 결코 비싼 술이 아니다. 다행히도 우리나라에서 처음 와인을 만들 때 정부에서 주세를 낮춰 책정했기 때문에 다른 수입 주류에 비해 값이 싼 편이다. 그래도 와인이 비싸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이는 비싼 와인만 찾기 때문이다.


초보 운전자가 먼저 소형차에 익숙해진 다음에 좋은 차를 몰아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듯이 와인도 값싼 와인의 맛에 익숙해져야 고급 와인의 진가를 알 수 있다. 먼저 어떤 와인이든 와인의 맛에 익숙해져야 한다. 당장 한 병에 만원이 안 되는 와인부터 구입해서 식탁에 갖다 놓고 식사 때 한 두 잔 마셔봐야 한다. 먼저 와인과 친해져야 와인을 빨리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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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7-06 17:5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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