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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쯤 채워 준 물병,이젠 베트남인들이 채우도록 알려줘야 - 볼런티엄 2023 베트남 봉사를 다녀와서
  • 기사등록 2023-09-15 21: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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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중순, 하노이에서 볼런티움 2023 베트남 봉사단이 보낸 일주일은 교육봉사와 노력봉사, 문화공연과 현지 탐방 등으로 빠듯하게 이어졌다. 봉사단의 활동을 크게 5개 부문으로 나누어 정리해 본다.


             ◆기사작성=심인하 권주영 이수빈 최다원 김수진 김환수 홍차현 주성민 

                                 우승연 박서진 유지아 이서림 박수빈 신예진 차예성 천채원


                

단원들이 출국 전 국내에서 모금을 통해 준비한 'LOVE BOX(학용품, 생필품 등)'를 전달받고 함께 사진 찍는 안도초등학교 학생들과 단원들

계적인 텐트 폴 제조업체 동아알루미늄(DAC, 회장 라제건) 하노이 공장의 직원들과 그 자녀 등 17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교육봉사는 출발전부터 각별한 준비과정을 거쳤다. 내용은 미술조, 체육조, 과학조 등 3개 조로 나누어 진행했다. 


미술조에서는 우리나라 전통 부채인 장구부채를 한지와 태극 문양, 단청 등으로 꾸미는 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실수도 있었는데, 태극기의 태극 문양을 붙이는 과정에서 현지 아이들이 4개의 궤를 식별하지 못해 엉뚱하게 갖다 붙이는 해프닝도 있었다. 


          "동심으로 돌아가 하나 되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과학조에서는 프로그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을 배웅해 주며 웃음 가득한 얼굴을 보고 가슴 뿌듯한 기억이 떠오른다. 출발 전 나름 꼼꼼하게 준비한다고 했지만 그래도 미흡한 점이 드러나 첫날은 정신없이 지나갔다. 이틑 날부터 비로소 안정을 되찾았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함께 웃던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이 떠오른다.



현지 직원들의 통역과 함께 순조롭게 진행된 과학수업

다른 조 보다 체육팀은 현장상황과 아이들의 연령대에 맞춰 움직여야 했기에 시연만으로는 연습이 부족함을 느껴 두려움이 컸다. 갑자기 비가 오는 바람에 장소를 옮겼는데 에어컨이 없어 팬으로만 더위를 견뎌야 하는 상황이었다.


처음에는 수줍어 하던 아이들이 준비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마다 웃음이 가득한 얼굴을 보고 있으니 땀 범벅이 된 옷도, 헐떡이던 숨도 아루렇지도 않아지고 행복한 마음만 가득했고, 말이 통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DAC 베트남 공장 외부 공간에서 체육수업을 위해 조별로 손잡고 대형을 만들고 있는 현지 아이들


현지 아이들과 동심으로 돌아가 하나가 되고, 같은 곳을 향해 함께 뛰어가며, 비록 간단하지만 체육이라는 틀 안에서 팀이 되고 하나가 되는 것을 서로가 같이 배우지 않았을까.  


     하노이 북부의 아름다운 경관 뒤에 숨겨진 어두운 그림자


문화탐방은 주로 수도 하노이와 인근에 있는 사파, 소수민족 집단촌인 깟깟마을, 그리고 인도차이나 반도 최고봉이라는 판시판 산 등을 둘러보는 것으로 진행됐다.


하노이의 밤은 아름답고 예뻤지만 그 이면에 심각한 교통문제가 있다. 수많은 오토바이 물결과 무질서한 교통문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를 뒤죽박죽인 도로상황은 외국인들의 눈에는 혼돈 그 자체였다. 그래서 오는 2030년까지 오토바이 주행을 금지시킨다고 한다.


소수민족 전통마을인 깟깟은 사파에서 필수 관광지로 통한다. 마을 초입에 있는 포토 존은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전주 한옥마을이나 서울 북촌의 한옥마을의 베트남 버전인 셈이다.



사파의 필수 관광지인 소수민족 전통마을 'CAT CAT(깟깟)'

하지만 그 뒤엔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장면도 목격할 수 있었다. 늦은 밤까지 구걸을 하는 아이들과 길거리에서 물건을 파는 잡상인들은 사파 광장 곳곳에 존재했다. 유독 눈에 밟힌 장면은 어린 아기를 들에 업고 다니며 기념품을 팔거나 구걸을 하는 아이들이었다. 소수민족들이 살아온 삶의 실상을 알게 된 느낌이었다.


깟깟마을 탐방후 점심은 사파에 있는 '굿모닝 베트남 레스토랑'에서 먹었다. 한국인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란다. 이곳에서 베트남 고유 음식인 ▲짜조 ▲분짜  ▲반쎄오  ▲코코넛 카레 등을 맛 보았다. 한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지 않았음인지 너무도 맛이 좋았다.


 

화려한 조명들로 꾸며진 사파 시내전기 카트를 이용하여 사파 시내를 보다 쉽게 이동 할 수 있다


저녁에는 4명씩 조를 지어 탐방과 마사지를 하러 돌아다녔다. 관광객들은 전기 카트를 많이 이용했는데 1인당 우리 돈 5백원 정도면 목적지까지 갈 수 있었다.


인도차이나의 지붕으로 알려진 판시판 산은 높이가 무려 3,143m로 백두산 보다 훨씬 높은 산이다. 모노레일과 케이블 카를 탄 뒤 푸니쿨라 라는 조그만 전파를 타야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뒤로 하고 너나 할 것 없이 단체사진 찍기에 열을 올렸다.



판시판 정상에서 내려다본 풍경판시판 정상석 앞에서 단체사진 찍는 다원들



하노이는 서울과 많이 닮아 있었다. 고층 빌딩들과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 정신없이 흘러가는 자동차 물결 등 모두가 서울과 비슷했다.


          사전 준비 충분히 했지만 예상 못한 문제점 생겨 


노력봉사는 베트남 빈룩현 ANDO 초등학교에서 진행됐다. 건물 외벽에 페인팅 하기, 선물(러브 박스) 전달하기, 화장실 벽화 그리기 등을 이어갔다. 페인팅 작업은 생각처럼 쉬운 게 아니었다. 역시 준비부족도 그 중 하나였다. 도구와 페인트가 부족한 것도 문제였다.


진행과정에서 어려운 점도 없지 않았다. 기존에 보수작업을 기획한 건물이 폐쇄 예정이 되어 다른 건물에 작업을 진행하게 됐다. 그 바람에 이전 보다 더 큰 예산과 작업량이 요구됐다. 이에 DAC에서 큰 도움을 주어 다행히 해결할 수 있었다.



얼굴과도 같은 학교대문을 새칠하고 있는 단원들낡고 녹슨 난간도 꼼꼼하게 칠하는 단원들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과 천장은 장대를 활용하여새칠을 완료했다밋밋한 하얀 화장실 벽이 귀여운 동물들로 채워지고 있다



또 하나는 시간부족을 들 수 있다. 일정변동이 생겨 기존에 주어진 시간보다 줄어들어 첫째날엔 3시간, 둘째날엔 오후 이전에 끝내야만 했다. 많은 작업량에 비해 인원과 시간을 촉박했다. 세번째 난제는 날씨로 봉사단원 중 몇 팀의 경우 야외에서 활동을 진행해야 했다. 단원들이 몇 시간만에 지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태권도와 K- 팝 등 한국문화 알려준 좋은 기회


문화공연 태권도 팀에서는 ▲태극 1장 ▲파이팅 해야지 ▲핸드 클랩 ▲송판 격파 순으로 6분간 진행했다. K-팝에서는 아기상어 텔미 씨 틴, 캔디 순으로 역시 6분간 진행했고, 마지막 부채춤에서는 봉사단 18명 모두 참가해 4분간 공연을 선보였다.


문화공연을 위해 봉사단은 6월부터 출국 직전까지 주 2회씩 2시간 이상 단체연습을 강행했다. 임원진 앞에서 시연을 한 7월 7일과 31일에는 17명이 참가했는데 태권도팀의 경우 시선처리, 준비자세, 기합 등을 재정비 해야 했다.


 K-팝의 경우 포정, 손모양, 동작 등에 촛점을 두어 연습하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듣기도 했다. 부채춤의 경우도 자세와 표정, 부채위치를 조정하는 게 좋을 것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여러가지 애로사항에도 불구하고 이번 봉사단원 모두는 빛나는 성과를 올렸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현장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은 18명 단원 전원이 꾸민 한국 전통 부채춤 공연 


       공적개발원조(ODA)도 좋지만 스스로 채워 가도록 도와줘야


공적개발원조는 선진국의 정부나 공공기관이 개발도상국에 무상 원조를 제공해 주는 것을 말한다. 베트남의 경우 ODA 대상국으로 한국 미국 일본 독일 호주 등으로부터 원조를 받고 있다. 소득수준에서는 조금씩 올라가고 있지만 문맹률, 위생보건 등 측면에서 아직도 개도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봉사단은 8월 14일 오전 하노이 소재 한국국제협력단(KOICA) 현지 사무소에서 한미라 부소장으로부터 현황 브리핑을 받았다.



현지 ODA 관련 강의를 하고 있는 한국국제협력단 베트남 사무소 한미라 부소장

우리 정부가 올해 계획하고 있는 베트남 지원은 총 1,554 억원으로  전체 협력국 중 베트남 지원이 실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구체적인 베트남 ODA 지원계획으로는 교통에 35%, 물관리 및 보건위생에 25%, 공공행정 20%, 교육 10% 등이다.


ODA의 근본적인 목적은 개도국의 발전이다. 이를 위해서는 반 쯤 채워진 물병을 다른 사람이 채워주는 것 보다는 스스로 물을 채우는 방법을 아는 게 중요하다. 시혜적인 관점에서의 지원 보다 상호 협력적인 관점에서의 지원이 요구되는 이유이다. 성장하는 베트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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